옛날식 게국지 레시피, 만들기 쉬운 밥도둑 진짜 게국지는 이건데

게국지는 식재료가 풍부하지 않았던 옛날, 가난한 시절의 음식이다.

요즘의 풍성한 게국지와는 많이 다른, 검고 짜지만 밥도둑이었던 진짜 옛날식 게국지 레시피에 대해 알아보자.

옛날식-게국지-레시피로-담근-게국지-김치
게국지 김치

게국지 뜻

옛날식 게국지란 겟국(게장 국물) + 지(김치)로 게장 국물로 담근 김치를 뜻한다.

김장 후 남은 자투리 채소인 배추, 무, 무청 등을 긁어모아 칠게, 돌게, 꽃게장 등의 게장 국물에 담근 김치로 일반 김치와 달리 생으로 먹지 않고 쪄서 먹는 김치다.

서산, 태안 등 충청남도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한 향토 음식이다.

게장 국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색상은 검고 짜지만 개운하고 감칠맛이 있어 흰밥 위에 올려 먹으면 밥도둑이다.

푹 쪄서 먹기 때문에 식감은 말캉말캉하고 부드럽다.

검고-짜지만-개운하고-감칠맛이-좋은-옛날식-게국지
옛날식 게국지

쪄 먹는 옛날 게국지와는 달리 태안 게국지, 안면도 게국지 등 요즘 맛집의 현대식 게국지는 큼지막한 꽃게가 들어가며 국물이 있는 탕, 찌개 형태다.

꽃게탕에 김치, 게장 국물을 넣어 끓인 김치 꽃게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옛날식 게국지 레시피

게국지 김치 만들기 재료

배추 1/2포기
무청 3줌
1개
1줌
늙은 호박 또는 단호박 약간
굵은 천일염 1컵

게장 국물 2컵
새우젓 1큰술
고춧가루 1컵
마늘
생강

게국지 만들기에 들어가는 채소는 주로 배추, 무, 무청, 늙은 호박을 기본으로 하지만 김장을 끝내고 남은 자투리 채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재료, 재료의 양을 더하거나 빼면서 자유롭게 선택한다.

(개인적으로 무, 무청 게국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배추의 양을 줄이고 무청의 양을 늘렸다)

늙은 호박은 호박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게국지 반찬 한 접시에 한두 조각만 들어갈 정도의 적은 양을 사용한다.

시원하고 아삭한 김장김치를 담그고 남은 무는 게국지와 함께 맛있는 천연소화제인 무짠지를 담근다.

남은 무청은 살짝 데쳐 말려 겨울철 비타민 보충제인 무청 시래기를 만들면 좋다.

게장 국물칠게장(능쟁이), 농게장(황발이), 돌게장(박하지), 꽃게장 등의 국물을 사용한다.

게국지에-사용하는-게장-국물
꽃게장 국물

옛날 게국지는 귀한 꽃게장 대신 흔한 칠게장, 농게장 국물을 사용했지만, 요즘은 반대로 칠게장, 농게장이 귀하기 때문에 흔한 꽃게장을 사용하기가 쉽다.

게장 국물과 함께 약간의 게 부산물(작은 게, 깨진 게딱지, 떨어진 게 다리 등)도 같이 사용한다.

게장에서 온전한 게는 건져 먹고 게장 국물과 함께 떨어져 남은 게 부산물을 같이 사용해 게국지 김치를 담그면 숙성 과정에서 곰삭아 게국지의 감칠맛이 더해진다.

옛날 게국지는 상품성 있는 온전한 게, 제철 꽃게, 알배기 꽃게 등이 들어가는 요리가 아니다.

게국지 김치 만드는 법

꽃게탕과 비슷한 요즘 게국지와는 달리 게국지 김치를 담가 숙성시켜 쪄 먹는 옛날식 진짜 게국지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다만, 옛날식 게국지 레시피는 같은 지역이라도 각 가정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 배추 1/2포기, 무청 3줌, 무 1개, 파 1줌, 늙은 호박(또는 단호박)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게국지에-들어가는-배추-무청-무-파-호박-손질
채소 손질

각 채소들은 되도록 예쁘지 않은 모양, 규칙적이지 않은 모양으로 숭덩숭덩 썰어주는 것이 좋다. 게국지의 멋이다.

, 호박은 숙성, 보관 기간 동안 모양이 부서지거나 무르지 않도록 두툼하게 썬다.

도 양념이 아닌 주재료이므로 길쭉하게 썰어놓는다.

2. 썬 배추, 무청에 굵은 천일염 1컵, 약간의 물을 붓고 3시간 정도 절인다. 무, 파 늙은 호박은 절임 완료 30분 전에 섞어준다.

배추-무청-무-파-호박에-천일염-물-넣고-절이기
채소 절이기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채소를 한꺼번에 절이는 것보다 시간차를 두고 절이면 무의 시원한 맛, 호박의 단맛, 파의 식감 등이 보존돼 각 재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골고루 절이기 위해 중간에 채소의 위아래를 뒤집어준다.

절인-채소에-게국지-양념-넣어-버무리기
채소, 양념 버무리기

3. 절인 채소는 충분히 헹구고 물기를 뺀 후 양념(게장 국물 2컵, 새우젓 1큰술, 고춧가루 1컵, 마늘, 생강)을 넣고 버무려 김치통에 담는다.

물 2 : 간장 1의 비율로 담근 간장게장 국물 2컵을 사용한 예이다. 게장 국물의 짠 정도에 따라 게국지의 짠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

게국지는 김치 국물도 먹는 일반 김치와 달리 건더기만 건져 쪄 먹는 요리이기 때문에 육수나 물을 넣어 김치 국물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

게국지 김치 보관법

담근 게국지 김치는 겨울 베란다에서 3일 정도 숙성시킨 후 냉장고로 옮겨 보관해 두고 먹는다. 겟국에 숙성된 게국지 김치는 약간 갈색을 띤다.

숙성-후-갈색을-띠는-게국지-김치
2달 지난 게국지 김치

게국지 김치는 생으로 먹지 않고 푹 쪄서 먹는다. 찐 게국지 색상은 더욱 진해져 약간 검은색을 띤다. 채소 장아찌처럼 보인다.

쪄서-약간-검은색을-띠는-게국지
찐 게국지

옛날에는 항아리에 담아 보관했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기도 했지만 요즘은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우내 안전하게 게국지를 먹을 수 있다.

만약 곰팡이가 생겼다면 게 부산물이 곰삭지 않고 부패했을 수도 있으므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게국지 김치를 완성했으면 이제 게국지 찌는 법,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차례이다.